“표적·정치수사 중단” 성명 잇따라

피디연합회…MBC 보직간부 피디들…방송통신위 출입기자들…
이춘근 피디 풀려나…검찰 “작가 등 조사뒤 일괄처리”

이명박 정권의 ‘현역 언론인 체포·구속 사태’에 반발하는 현직 피디·기자들이 잇달아 비판 성명을 내어 검찰의 ‘표적·정치수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은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해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지난 25일 밤 체포했던 <문화방송>(MBC)의 이춘근 ‘피디수첩’ 피디를 27일 저녁 석방했다.

한국피디연합회와 피디연합회 광주·전남지부, <문화방송>·<교육방송>(EBS)·<시비에스>(CBS)·<오비에스>(OBS) 피디협회, 한국독립피디협회 등은 26일 밤과 27일 오전 줄성명을 발표하며 검찰의 이춘근 피디 체포를 비판했다. 문화방송 보직간부 피디들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어 “(검찰의 이 피디 체포는)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지난 시기 방송인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쌓아 올린 방송 민주화에 대한 전면 부정”이라고 밝혔다.

한국피디연합회는 이날 오전부터 전국 2800여 피디들을 대상으로 ‘언론자유 수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오후엔 연합회 회장단과 문화방송 시사교양국 피디들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이 피디 체포에 항의하고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기자들도 가세했다. 정부의 방송 정책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44개 언론사 출입기자들(전체 52개사)도 성명을 내어 언론인 구속·체포 사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대검찰청과 법원 출입기자들도 노종면 <와이티엔>(YTN) 노조 위원장 체포에 항의하는 성명을 지난 24일 냈다.

문화방송 사쪽은 27일 “제작 피디를 명예훼손 혐의로 긴급 체포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수사가) 언론 본연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이날 밤 10시 이 피디를 돌려보낸 뒤 “이 피디를 체포시한 종료 시점인 27일 밤까지 조사했지만 묵비권을 행사했다”며 “나머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디 3명과 작가 2명에 대한 추가 조사를 통해 6명의 기소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차장은 이어 “작가들의 전자우편 압수수색 등을 통해 새 증거자료를 상당수 확보했으며, 법원도 이런 점을 고려해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해, 피디수첩 제작진 기소 방침을 내비쳤다.

이 피디 체포와 동시에 제작거부에 들어갔던 문화방송 시사교양국 피디들은 주말인 28일까지 제작거부를 이어가되, 다음주 월요일인 30일 오전 11시 총회를 열어 이후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문영 석진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