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달러 외국업체에 투자”
검찰, 권경석·김학송 소환 검토
검찰, 권경석·김학송 소환 검토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500만달러를 송금받은 것으로 지목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는 31일 이 돈과 관련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창업투자회사를 차리고 (500만달러 중) 200만달러를 외국 업체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연씨는 이날 지인을 통해 <한겨레>에 “박 회장과는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따로 사업을 해보려고 투자를 부탁했다”며 “박 회장이 사업성을 검토한 뒤 지난해 2월 초 5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돈을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차린 ㅌ사의 계좌로 입금받은 뒤 타이, 미국, 베트남, 필리핀 등의 업체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비를 포함해 270만달러를 썼고, 현재 그 투자업체 계좌에 230만달러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박 회장에게 투자를 부탁하러 가기 전에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던 ㅈ씨에게 전화 주선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재까지는 (노 전 대통령 쪽에 돈을 건넸다는) 박 회장의 진술이나 관련 전표, 홍콩 현지법인 에이피시의 계좌 내역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도 “제기된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해 수사가 진행중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연씨를 출국금지하고 머잖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한나라당 권경석(63·경남 창원갑), 김학송(57·경남 진해) 두 의원이 박 회장의 금품 로비에 연루된 단서를 잡고 소환조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의원은 박 회장한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서갑원(47·전남 순천) 민주당 의원이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박 회장한테서 경남 김해의 정산컨트리클럽에서 5000만원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했다. 미국 뉴욕의 한식당 사장을 통해 박 회장의 돈 수만달러를 건네받은 혐의가 불거진 서 의원은 최근 조사에서 이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은 김남일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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