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가운데)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해운사 로비 사건 관련 공판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500만달러’의 성격을 규명할 열쇠를 쥔 것으로 지목되는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3일 이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굳게 다문 그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ㅅ해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나와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재판 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겠다”며 “언론에 계속 (나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인간적으로 불쌍하지 않냐”고 ‘인정’에 호소했다.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면서 정 전 비서관은 “검찰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출석 통보 받은 일 없다”고 짧게 답했다. 2007년 8월 그와 박연차 회장,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만난 ‘3자 회동’에 대해서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이 500만달러 송금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고 전했던 강 회장도, 노 전 대통령 쪽이 지난 해 퇴임 직후 이 사실을 알았다고 밝힘에 따라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강 회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 알았다는데, 왜 열흘 전에야 알았다고 언론에 말했냐’는 질문에 “내가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을 어떻게 알겠느냐. 내가 잘못 들었나 보다”며 얼버무렸다.
석진환 노현웅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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