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대국민창구의 ‘적극적 거짓말’

등록 2009-04-09 19:28수정 2009-04-10 00:56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돈거래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돈거래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노 전대통령 향하는 박연차 수사] 현장에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검 중앙수사부에 체포된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언론의 시선은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 받았다는 백화점 상품권에 쏠렸다. 50만원권 200장(1억원어치)을 받았다는 혐의 사실에 대한 관심은 곧 고액 상품권을 받은 정·관계 인사가 더 있는지로 옮겨갔다. 수사팀을 대변하는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당시 박 회장이 구입한 상품권 액수가 “1억원이 조금 더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사들인 상품권의 규모는 더 컸다. 박 전 수석에게 건네진 상품권은 박 회장이 2004년 12월 한 백화점에서 산 50만원짜리 상품권 600장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지난 2일 박 전 수석의 공소장에 적시되며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자 관심은 나머지 2억원어치의 행방에 집중됐고,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소액으로 나눠서 박 회장 주변 직원들이라든지 그런 사람들한테 나눠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7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체포된 뒤에도 정 전 비서관이 문제의 상품권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9일 청구된 정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에는 현금 3억원과 함께 1억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 사실이 적시됐다. 더구나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수석과 함께 박 회장을 만난 직후 상품권을 건네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틀 만에 홍 기획관의 설명이 달라진 것이다.

김지은 기자
김지은 기자
검찰과 언론 사이에는 ‘적극적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암묵적 합의가 있다. 박 회장의 상품권을 둘러싼 검찰의 거듭된 말바꾸기는 이런 관행과 거리가 멀다. 홍 기획관은, ‘수사 편의에 따라 설명을 바꿔도 괜찮은 거냐’는 기자들의 지적에 “(검찰이 나중에) 더 찾아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전직 검찰 총수는 검찰과 언론의 관계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검찰 수사 결과는 언론이 믿어야 국민도 믿는다. 신뢰가 깨어지면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반쪽짜리 수사일 뿐이다. 그래서 ‘적극적 거짓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 그보다 후배 세대인 오늘의 검찰이 곱씹어야 할 말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