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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 ‘삐끗’

등록 2009-04-10 19:22

노 전대통령 의혹 예상보다 일찍 불거지고
정상문 영장도 기각…“일정 엉클어졌다”
전날 대전지검은 노 전 대통령의 또다른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강 회장은 박 회장, 정 전 비서관과 함께 2007년 8월 ‘대통령 재단’ 자금 출연을 논의한 ‘3자 회동’의 당사자다. 따라서 검찰은 정 전 비서관까지 구속하면 회동 당사자들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정 전 비서관은 100만달러와 500만달러의 전달 과정에 모두 개입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쪽으로 향하는 수사의 결정적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적용한 혐의와, 영장 기각 이유도 수사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 실마리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개인 비리’ 혐의인 4억여원의 현금·상품권 수수 외에도, 노 전 대통령 쪽이 받은 100만달러에 대한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 혐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만이 적용 대상인 뇌물죄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는 공범이 될 수 없어,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영장 기각 사유만으로는 검찰과 노 전 대통령 쪽의 희비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갈릴지 점치기 어렵다. 법원은 “제출된 수사 내용만으로는 정 전 비서관이 범죄를 범했다고 보기에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조사 내용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100만달러의 최종 수령자가 노 전 대통령 쪽이기 때문에 단순 전달자를 구속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판단일 수도 있다.

애초 수사는 이달에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정치인, 관계 인사들에 집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조기에 불거지면서 수사 방향이 급선회했고, 정 전 비서관의 영장이 기각된 것도 수사 구도가 깨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문제가 일찍 불거져 수사 일정이 헝클어졌다”며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빠져나가는 정·관계 인사들이 나올까 우려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 기각이 수사 진행에 큰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왕 빼든 칼을 칼집에 넣을 수 없음을 분명히했다. 정 전 비서관의 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지 여섯 시간 만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체포한 것도 이런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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