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은 ‘진술 게임’…봉하마을은 ‘진실 게임’

등록 2009-04-14 07:49수정 2009-04-14 08:58

5
5
검찰 박연차 진술 신빙성 높이기 매달리고
노 전 대통령쪽은 신빙성 깎아내리기 주력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조사가 임박하면서 양쪽이 치열한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대립의 한가운데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입’, 즉 그의 진술의 신빙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본격화한 이번 수사에서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 6명을 잇따라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박진(한나라당)·서갑원(민주당) 의원은 불구속 입건했다.

주목할 대목은 검찰이 이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알리는 데 적극 나섰다는 점이다. 보통 준 사람과 받은 사람만 아는 뇌물사건에서는 공여자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검찰은 앞서 주요 인물을 구속할 때마다 “박 회장 진술의 높은 신빙성이 입증됐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박 회장이 먼저 ‘술술’ 진술한 것이 아니라, 비서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일정이나 계좌의 입출금 내역 등 객관적 정황을 들이대면 그제야 입을 열었다는 점도 거듭 부각시켰다. 이처럼 박 회장의 진술이 정확하고 신뢰할 만하니,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진술도 믿을 만하다고 은근히 강조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쪽은 반대로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돈의 흐름은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호주머니’로 곧장 들어간 돈은 없다. 노 전 대통령이 처벌되는 경우는 재임 중 박 회장에게 직접 돈을 요구했거나, 결국 자신을 보고 주는 돈임을 알고도 묵인한 점이 인정될 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노 전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는 박 회장의 제대로 된 진술을 듣기 위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이 자신에게서 직접 돈을 요구 받았다는 식으로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 반격의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이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13일 “박 회장의 진술이 진실되다는 증거가 없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모르는 상태에서 권씨가 돈을 받았다는 점이 “(도덕적인) 비난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직무 관련) 대가성이 없는 상태에서 뇌물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 등이 박 회장의 진술과 상당 부분 일치하게 자백을 했는데, (박 회장 진술이) ‘맞긴 맞느냐’는 표현은 저희 입장에서는 거슬린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앵커 멘트는 표현의 자유, 권력감시 기능”
▶ 덩치만 키운 대기업 7곳 구조조정 대상
▶ 검찰은 ‘진술 게임’…봉하마을은 ‘진실 게임’
▶ “1400년전 백제인, 수세식 변소 썼다”
▶ 유튜브에 청와대 채널…실명제 무력화 ‘시범’
▶ 신세계, 동네에 ‘슈퍼’…“‘골목’ 싹쓸이” 반발
▶ 선불요금제 이동전화 선물 딱이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