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노조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방송 경영센터 10층 사장실 들머리에서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교체에 항의하는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뉴스편집·수습기자 동참…보도 프로그램 차질
“사장 사과하고 보도국장·본부장 동반사퇴하라”
“사장 사과하고 보도국장·본부장 동반사퇴하라”
<문화방송>(MBC) 경영진의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반발해 기자 앵커와 뉴스편집 인력 및 신입기자들까지 14일 제작거부에 나섰다. 기자들은 또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이 함께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방송 필수인력으로 제작거부에서 제외돼 있던 기자 앵커 4명 및 뉴스편집부 7명과 신입기자 7명은 신 앵커 교체 결정 이튿날인 이날 오전 9시부터 제작거부에 합류했다. 이들의 동참으로 차장급 이하 보도국 기자의 90% 이상이 제작거부에 참여하게 됐다.
김주하 ‘마감뉴스’ 앵커는 이날 밤부터 방송에서 빠졌고, 새벽 방송인 ‘뉴스투데이’의 박상권 앵커는 15일 오전부터 자리를 비운다. 현원섭·신기원 ‘주말 뉴스투데이’ 앵커도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전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영배 보도국장 불신임안을 가결했던 기자들은 이날 종일 사내 곳곳에서 ‘정권 요구에 굴복한 앵커 교체 철회’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오전 8시 보도국에서 침묵시위를 벌인 기자들은 오전 7시와 11시30분에도 각각 경영센터와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팻말시위를 하며 엄기영 사장의 사과와 전 국장 및 송재종 보도본부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도 오전 8시부터 경영센터 9층 임원실 복도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제작거부 확산으로 차질을 빚는 뉴스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9일 첫 제작거부 이후 1시간50분에서 1시간 분량으로 줄었던 ‘뉴스투데이’는 박상권 앵커가 빠지면서 30분이 더 축소돼 이정민 아나운서 단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50분짜리 ‘뉴스와 경제’는 현재 10분으로 조정 방송되고 있다. 지난 주 ‘뉴스 후’와 ‘시사매거진 2580’은 이미 ‘결방사태’를 맞았다.
전날 방송을 끝으로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한 신 앵커는 이날 오전 회사에 일주일 휴가원을 제출했다. 신 앵커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엄 사장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 없다. 기자들이 이렇게 강도 높게 투쟁할 거란 사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사태를 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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