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관심 없다”던 검찰, ‘100만 달러’ 사용처 규명 ‘잰걸음’

등록 2009-04-14 19:57수정 2009-04-15 00:38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건네받은 500만달러에 대해 재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승용차를 운전한 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건네받은 500만달러에 대해 재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후 승용차를 운전한 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돈받은 이틀뒤 미국 방문…노 전대통령쪽 ‘압박’ 의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은 100만달러를 뇌물로 보고 처벌 방침을 내비치는 가운데 이 돈이 미국에 체류하던 노건호씨에게 현지에서 전달됐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13일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7월1일 과테말라 방문길에 시애틀에 들렀을 당시 이곳 총영사였던 권찬호씨와 노건호씨의 경호원을 소환해 이 의혹의 규명에 매달렸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이틀 전인 6월29일에 받은 100만달러를 아들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이 그럴싸하기 때문이다. 시애틀 일정이 빡빡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심을 키우는 요소다.

노 전 대통령의 당시 일정을 아는 한 인사는 “다른 때와 달리 빈 시간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7월1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각) 시애틀에 도착했고, 부인 권양숙씨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사회봉사단체 대표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오후 5시에야 동포간담회에 참석했으며, 밤 9시께 행사가 끝났다. 이튿날 오전 9시30분께 호텔을 나설 때까지도 다른 일정은 잡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유력한 제보’를 근거로 권씨 등을 소환한 검찰은, 이들이 100만달러 전달에 관해 아는 바 없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아무 소득도 올리지 못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 출신인 권씨가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라는 점도 검찰이 그를 부른 배경의 하나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를 소환한 13일에도 뇌물죄는 돈을 받은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라 사용처 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권양숙씨가 돈의 사용처를 진술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사용처를 규명할 필요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는 답변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은밀히 100만달러의 흐름을 쫓는 것은 압박 수단을 하나라도 더 마련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100만달러가 노건호씨에게 건네졌다면, 빚을 갚으려고 박 회장 돈을 빌렸다고 해명한 노 전 대통령은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된다. 더구나 정상외교에 나선 길에 그랬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다. 일부에선 검찰이 박 회장 진술 말고는 이렇다 할 보강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절도 피해자가 에이(A)라는 사람을 지목해 ‘저 사람이 내 돈 가져갔다’고 했는데, 에이가 ‘나는 영화 구경 갔었다’라고 진술한다면 어느 영화관에 갔었는지도 입증해야 한다”며, 문제없는 돈이라며 사용처를 대지 않는 노 전 대통령 쪽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 탓에 노 전 대통령 쪽도 ‘시애틀 돈 전달 의혹’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미국으로는 돈이 건너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도 “노 전 대통령이 시애틀에서 아들을 만나지 않았고, 재임 중 부인의 돈 수수 사실을 몰랐으며, 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라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본영 송채경화 기자 ebon@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검찰 “노건호 지분 보유 회사에 500만달러 60% 송금”
▶ 이명박 정부땐 ‘정규직 전환’ 없다?
▶ 미국서 한국계 2명 잇따라 경찰 총에 사망
▶ 학원 수강료 최대 6배 ‘뻥튀기’
▶ 현대중, 국외 농업 진출한다
▶ 나이 2400살 무게는 605t ‘괴물’ 땅속에 산다
▶ 국민 10명중 1명만 “늙으면 자식이 돌볼 것”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