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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패’ 읽었나…봉하마을 ‘침묵 시위’

등록 2009-04-17 08:17수정 2009-04-17 08:42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16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가 여섯 시간 가량 머문 뒤 김경수 비서관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서고 있다. 김해/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김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16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가 여섯 시간 가량 머문 뒤 김경수 비서관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서고 있다. 김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김해/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해명과 방어가 필요” 발언 후 나흘째
박회장 진술 뒤엎을 ‘카드’ 가지고 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던 지난 12일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며 공세적 태도를 예고했다. 그러나 나흘이 지나도록 침묵하고 있어,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을 낳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6일 수사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2007년 6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았다는 100만달러의 사용처 등을 노 전 대통령 쪽이 설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홍 기획관은 “권 여사가 사용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몰랐겠느냐, 아들이 사용했는데 대통령이 몰랐겠느냐 하는 상식에 기반해 (사용처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처에 대해 어떻게 됐는지 진술해주면 저희가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말도 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상식적 의문’에 답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환율 변동 때문에라도 달러는 빚을 갚는 데 적절치 않은 수단”이라며 노 전 대통령 쪽의 주장에 강한 의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권씨가 받았다는 ‘100만달러+3억원’의 사용처와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투자받은 500만달러의 성격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다. 두 뭉칫돈의 성격과 흐름을 놓고 연일 불리한 내용이 언론에 쏟아지고 있는데도 요지부동이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변호인들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100만달러 사용처 등에 대해 “밝힐 때가 올 것”, “검찰이 밝히지 않겠느냐”는 등의 틀에 박힌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언론 등을 상대로 적극 대응에 나선 것과도 대비된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5일 자료를 내어,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7월1일 미국 시애틀에서 아들 노건호씨를 만나거나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게 유일한 해명다운 해명이다.

노 전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사용처를 밝히면 자신이나 주변인들이 곤란해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쪽에서는 “검찰과 언론이 계속 ‘오버’하라고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말까지 하는 등 외견상 느긋해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법률가인 노 전 대통령이 ‘형사소송에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원칙’을 시위라도 하는 듯한 모양새다.

검찰의 ‘패’를 읽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청구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에서 노 전 대통령을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으로 규정하고서도, 박 회장의 진술 이외에 이렇다 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영장 기각으로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쪽은 검찰의 ‘카드’를 어느 정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쪽이 일단 검찰을 허둥대게 만든 뒤 결정적인 시점에 ‘노 전 대통령의 요구로 돈을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뒤엎으려는 ‘계산된 침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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