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개입 논란에 대한 의견 수렴과 대책 논의를 위해 20일 오전 충남 천안시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법관 회의’에 참석한 판사들이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천안/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전국판사회의…재판독립성 제도적 보완엔 공감
‘촛불 사건’ 재판에 개입해 재판 독립성 훼손 논란을 빚은 신영철 대법관 사태와 사법 행정의 한계를 논의하기 위한 전국 법관회의가 20일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렸다.
전국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 75명이 참석해 1박2일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의 첫날 토론은 사법행정 개선과 법관 인사제도 개선 등 2개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사법행정 개선 분과 회의에서는 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한 의견 표명 여부를 둘러싸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판사는 “신 대법관의 행동에 대한 평가와 (그의) 거취에 대한 의견 표명 여부를 놓고 논의가 몇 시간 동안 팽팽하게 진행됐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사회자 선정에서부터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재판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놓고는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구체적 방안으로 독립적 감시기구 설치나, 관련 예규·백서·자료집을 만드는 방식을 논의했다. 법원장의 근무평정권 등 과도한 인사권 행사가 재판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회의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관행이 있지 않나 하는 법원 안팎의 우려가 우리를 이곳에 모이게 했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싸라기눈과 같아서 쌓이기는 어려워도 흩어지기는 참으로 쉬운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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