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22일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모두 600만달러를 건네받은 혐의와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박 회장이 지난 2006년 8월 노 전 대통령의 회갑 때 명품시계 2개를 선물했다는 단서를 잡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7쪽 분량의 질의서를 전달했으며, 이번 주말께 답변서를 받은 뒤 소환조사 일정을 잡을 방침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노 전 대통령에게 확인해야 할 사항이 굉장히 많아 직접조사 전에 서면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사 시간 단축을 위해 서면질의서를 먼저 보냈으며, 답변서를 검토한 이후 곧바로 소환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서면질의서에는 노 전 대통령 쪽에 건너간 600만달러와 정상문(63·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빼돌린 청와대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 등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등을 묻는 신문사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명품시계 전달 의혹은 질의서에 넣지 않았다.
검찰은 서면조사를 통해 검찰 조사 내용과 노 전 대통령의 답변 내용이 일치하는 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대목은 소환조사에서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을 다시 불러 대통령 특수활동비를 빼돌린 사실을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알았는지, 비자금이 더 있는지 등을 추궁했다. 또 빼돌려진 돈을 채권이나 주식, 상가 임대 형태로 관리한 정 전 비서관의 지인 두 명도 소환해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가 더 있는지도 조사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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