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낸 22일 오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집을 방문한 뒤 김경수 비서관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가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형 건평씨 변호사 사위도 합류…대책회의
문재인 “빠른 시일 안에 답변서 내겠다”
문재인 “빠른 시일 안에 답변서 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의 신호탄인 서면질의서는 22일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쳐 곧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부산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서면질의서의 전달은 때마침 노 전 대통령 집에 들른 문 전 실장에게 전화로 통보됐다. 문 전 실장은 “봉하마을에 점심을 먹으러 가 있는 동안 검찰에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은 전자우편으로 전달된 서면질의서 내용을 사무실 직원을 시켜 노 전 대통령에게 전자우편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저녁 부산으로 내려온 검찰 수사관한테서 서면질의서 원본을 건네받았다.
문 전 실장은 “답변 내용을 구상해 놓고, 노 전 대통령을 만나 최종 정리를 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답변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갑자기 서면질의서를 보낸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절차가 늦어져 아주 힘들었고, 그래서 검찰의 제안에 선뜻 ‘좋다’고 했다. 수사가 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에는 그동안 ‘대변인’ 역할을 해온 문 전 실장과 함께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진국 전 청와대 법무실장 등 과거의 참모들이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문 전 실장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 소속으로, 그동안 자신의 사촌 동서인 연철호씨를 변호해 온 정재성 변호사도 나섰다. 연씨와 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이다. 이날 부산에서 대책회의를 연 변호인단은 노 전 대통령과 협의하며 답변서 내용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실장은 “기본적으로는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 본인이 답변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또한 변호사이기 때문에 변호인단의 도움에만 의존하지 않고, 평소 스타일처럼 자신의 입장을 분명한 어조로 답변서에 쓸 것임을 내비치는 말로 들린다.
변호인단은 이번 수사의 종착점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가 시작된 만큼, 관련자들의 조사 진행 상황을 참고해 ‘방어’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양숙씨나 노건호씨, 연철호씨가 처벌 대상이 아니거나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변호인단으로서는 이제부터가 본격적 변론 활동의 시작인 셈이다. 변호인단은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에도 대비하고 있다. 석진환, 부산/이수윤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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