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잇따르자 검찰, 노 전 대통령쪽에 ‘사과’
다 흘려놓고 확인 거부…‘패’ 노출 탓 관측도
다 흘려놓고 확인 거부…‘패’ 노출 탓 관측도
다수 언론은 23일치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값비싼 명품 시계를 회갑 기념 선물로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내부 누설자 색출을 강조하고 나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날 “검찰 내부에서 누군가 이를 흘렸다면 참 나쁜 ‘빨대’”라며 “이 ‘빨대’를 색출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쪽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빨대’는 익명의 정보원을 뜻하는 언론계의 은어다.
노 전 대통령의 명품시계 수수 의혹은 지난 22일 밤 방송 뉴스를 탄데 이어 23일치 신문들에서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회갑(2006년) 때 1억원이 넘는 스위스제 명품시계 2개를 선물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첫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일체 확인해줄 수 없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조사 전 서면질의서를 보낸 상황이었고,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를 닫아야 한다고 한 형편에서 검찰이 만일 그런 내용을 흘렸다면 해당자는 진짜 인간적으로 형편없는 빨대”라며 “노 전 대통령이 사법절차 이외의 고통을 더는 받지 않도록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 익명의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될 때 검찰이 통상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점에 비춰, 이 보도에 대한 검찰의 애매한 태도가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서면질의서 원본을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하던 그 시점에 뒤통수를 치는 듯한 보도가 나온 데 대한 곤혹스러움의 표시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검찰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궁할 ‘패’가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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