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 노 전 대통령에 국세청장 인사청탁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오랜 친구인 천신일(66) 세중나모 회장이 박연차(64·구속 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천 회장 수사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천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레슬링협회장으로 지난해 8월 베이징 올림픽 응원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협회 부회장인 박 회장이 선수 격려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며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 회장이 돈을 받은 시점은 박 회장의 회사인 태광실업과 그 계열사들이 국세청 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돼 박 회장이 ‘구명 로비’에 안간힘을 쓸 무렵이다. 천 회장은 검찰에 의해 출국이 금지된 상태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날 수사브리핑에서 “(범죄) 혐의가 없는 사람을 출국금지 해놨을 리 없지 않으냐”며 “출금 이후 (각종 의혹과 관련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검사들이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7·구속 기소)씨가 동생에게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의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규진) 심리로 열린 박정규(6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첫 공판에서 “노씨가 청와대로 찾아가 노 전 대통령에게 김씨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노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쪽이 25일까지 서면조사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내기로 함에 따라 26일께 노 전 대통령 쪽과 구체적인 소환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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