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 “600만달러 뇌물” 노 “박연차와 오랜 후원관계” 공방

등록 2009-04-30 19:44수정 2009-05-01 02:55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해 청사 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해 청사 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 전대통령 검찰 출석]
진술 유도에 “맞다” “아니다” 짧게 답변
중수부장 등 CCTV 지켜보며 조사지휘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일 자정께까지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에 대한 추가 소환 방침을 밝히는 등 감춰둔 카드를 꺼내 들며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도 이에 맞서 필요한 대목에선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며 자신을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의 힘겨루기는 조사 전부터 예고됐다. 검찰은 30일 오후 1시20분께 노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하자마자 7층의 중앙수사부장 방으로 안내했고, 노 전 대통령은 수사 책임자인 이인규 부장과 우전차를 사이에 놓고 마주 앉았다. 이 부장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국민이 수사를 지켜보고 있고, 시간이 많지 않으니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정의감과 사명감을 이해한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제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응수하고 청사 11층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수사팀과 노 전 대통령이 시작부터 ‘뼈 있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100만달러 → 500만달러 → 12억5천만원 등 기타 의혹’, 조사는 이런 순서로 진행됐다. 검찰은 주로 100만달러와 500만달러의 존재를 재임 때 알았는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빼돌렸다는 특수활동비의 사용 명세(내역)를 보고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금껏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증거자료를 제시해 가며 노 전 대통령의 진술에 대해 미세한 부분까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밤 11시께 권양숙씨 재소환 방침을 밝히는 한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조사까지 시도했다.

이에 맞서 노 전 대통령은 조사 시간 내내 기존 해명의 틀을 유지하며 신중한 태도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100만달러 부분은 재임중엔 몰랐다.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퇴임 직전 투자받은 500만달러는 나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진술을 유지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박 회장에 대해서도 둘 사이의 오랜 후원 관계를 강조하며, 600만달러의 대가성을 부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사 상황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사에 임하는 양쪽의 전략 싸움도 치열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진술을 최대한 많이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의심되더라도, 곧바로 반박하거나 결정적 물증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하면 부인하는 대로 조서를 받고, 진술의 허점은 법정에서 들추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최소화하면서도, 방어가 필요한 대목에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혔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조사 뒤 “노 전 대통령이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맞다’, ‘아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 짧은 답을 주로 했고, 평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양쪽의 힘겨루기는 노 전 대통령이 밤 11시께 박 회장과의 대질조사를 거부하며 ‘정점’에 이르렀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대질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11시20분께 조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 중수부장과 홍 기획관 등은 특별조사실과 연결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을 통해 조사 상황을 지켜봤으며, 검찰 내부 통신망의 메신저를 통해 조사를 맡은 우병우 중수1과장과 신문 방향을 상의하기도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 노무현 전 대통령 핵심 조사 사항

1. 100만달러를 달라고 박연차 회장에게 요구했나

2. 500만달러를 박 회장이 송금한 사실을 재직중 알았나

3. 아들 노건호씨의 투자회사 운영을 재직중 알았나

4. 박연차 회장한테서 억대 명품시계 2점을 받았나

5.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건넨 회갑 축하금 3만달러를 받았나

6.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의 특수활동비 횡령을 재직중 알았나

7. 재임중 박 회장에게서 청탁을 받거나 사업 편의를 봐줬나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