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명돈 서울대 의대 교수
“멕시코·미국처럼 유행할지는 더 지켜봐야”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해야만 감염된다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추정환자는 지역사회에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산된다는 증거일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명돈(사진)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1일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새 추정환자는 경로 추적과 함께 주변 사람에 대한 역학조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국내에서도 멕시코나 미국처럼 광범위한 유행이 나타날지에 대해선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추정환자가 3명으로 늘었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오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이외의 나라에서는 증상이 심하지 않고 사망자도 없다”며 “사람 사이에 전파가 일어나도 흔히 사람에게 유행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처럼 남는다면, 현재 상태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등을 과신하거나 비축하려는 움직임을 두고도, 오 교수는 “주변 사람들이 걸리지 않고 혹 걸리더라도 빨리 치료되면 대유행이 오지 않는다”며 “귀중한 약을 미리 비축해 정말 필요할 때 쓰지 못하면 더 심각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전염이 잠복기에도 가능한 점 등으로 미뤄, 오 교수는 “정부의 검역보다 더 중요한 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거듭 권고했다.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이틀 전에도 밖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가 상당량이므로, 발열 등 증상이 이미 나타난 사람들을 가려내는 검역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정부 검역에만 의존하면서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유행을 막을 수 없다고 오 교수는 강조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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