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확산을 막으려고 방역업체 직원들이 4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 닿은 미국 시카고발 대한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인플루엔자A 비상]
신종 인플루엔자인 ‘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것으로 처음 확진된 환자가 퇴원하는 등 4일 신종 플루의 전염 우려가 잦아드는 양상을 보였다. 일주일 전 첫 감염 추정환자가 나온 뒤 국내에선 전염이 그다지 널리 퍼지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자진 신고 덕분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첫 환자…바이러스 유입 확인
국민 관심·자진신고로 전염 급속확산 막아
신고할때 감염 우려에 외국인 추적조사 허술 ■ 신종 플루 국내 전파 양상 지난달 중순부터 멕시코·미국 등에서 크게 유행한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한국인 환자는 지난달 28일 처음 확인됐다. 같은 날 미국·멕시코에 이어 뉴질랜드, 영국, 이스라엘, 스페인, 독일, 홍콩,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의심·추정 환자들이 나왔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사이 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대유행 경고 수준을 4단계로, 미국에서 멕시코 유아가 숨진 30일엔 5단계로 올렸다.
국내에서도 감염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이어져 4일까지 135명에 이르렀다. 멕시코 등 유행 지역에 다녀왔고 기침·발열·콧물 같은 증상을 보여 추정 환자로 판정된 이들은 지난 1일 3명으로 늘어났다. 1명은 지난달 26일 인천공항에 귀국한 첫 추정 환자를 차량에 태웠다가 옮은 것으로 추정됐다. 멕시코 등의 여행 경력이 없는 1명이 30일 추정 환자로 분류돼 ‘국내 2차 감염’ 우려를 일으켰으나 계절성 인플루엔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첫 추정 환자인 수녀는 지난 2일 신종 플루 감염 ‘확진 환자’로 판정돼, 국내에도 이 바이러스가 들어왔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증상이 완전히 좋아져 4일 퇴원했다.
이번 신종 플루가 빠르게 전파되기는 하지만 보통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보다 독성이 약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멕시코에서 신종 플루로 숨졌다는 이들을 재조사한 결과 애초 알려진 150여명 가운데 실제 신종 플루와 관련 있는 이는 16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국민들의 신고로 전파 확대 차단? 신종 플루가 국내에도 유입됐음이 뒤늦게 확인되긴 했지만 전파 속도나 범위가 그나마 이날 주춤하는 양상을 보인 데는, 국민들의 자진 신고가 가장 큰 구실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본부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도 전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해당 지역을 여행했거나 그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의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첫 확진 환자는 지난달 26일 국내로 돌아오자마자 보건소에 신고했다. 첫 추정 환자를 공항에서 만난 두번째 추정 환자도 멕시코 등을 다녀오지 않았지만 증상이 생기자 스스로 신고했다. 국내 계절성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으로 판명된 버스 운전사도 스스로 신고한 이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몇몇 감염만 생기고 큰 문제가 없다면, 이번 신종 플루 대유행의 가장 큰 난관이었던 ‘잠복기 문제’를 국민들의 관심으로 이겨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환승객 등의 추적 조사가 허술한 점은 보완할 문제로 꼽힌다. 확진 환자와 함께 비행기를 탄 승객 가운데 141명은 4일 오전에야 125명이 환승했거나 출국했음이 확인됐고, 8명은 조사가 완료됐거나 조사중이다. 하지만 8명은 여전히 조사가 불가능한 상태다.
국민들의 신고를 접한 뒤의 대응 방식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을 의심하는 사람이 직접 보건소 등에 가 신고하면, 이동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감염을 의심하는 이가 신고하면, 이를 접수한 의료진이 현장에 가서 진찰 등 검사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국민 관심·자진신고로 전염 급속확산 막아
신고할때 감염 우려에 외국인 추적조사 허술 ■ 신종 플루 국내 전파 양상 지난달 중순부터 멕시코·미국 등에서 크게 유행한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한국인 환자는 지난달 28일 처음 확인됐다. 같은 날 미국·멕시코에 이어 뉴질랜드, 영국, 이스라엘, 스페인, 독일, 홍콩,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의심·추정 환자들이 나왔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 사이 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대유행 경고 수준을 4단계로, 미국에서 멕시코 유아가 숨진 30일엔 5단계로 올렸다.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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