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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 ‘현정권 로비’ 파헤치기 선회여부 주목

등록 2009-05-06 19:52수정 2009-05-06 23:42

박연차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박연차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서울국세청 전격 압수수색]
태광실업 세무조사 당시 국장 등 사무실 수색
‘조사 자료’ 아니라 ‘조사벌인 인물들’ 정조준
“의혹 불거진지 오래돼 성과없었을 것” 평가도
6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등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전격 압수수색으로 ‘박연차 정·관계 로비’에 대한 ‘3라운드 수사’가 개시됐다. 국세청의 고발을 발판으로 삼은 이번 수사가 국세청 쪽으로 칼끝을 돌리는 극히 이례적인 방식으로 전개되면서 ‘권력의 심장’까지 파고들지 주목된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한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의혹도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압수수색 목적에 대해 “태광실업과 관련된 금융자료와 국세청의 보고서 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압수수색 대상을 보면, 검찰은 ‘세무조사 자료’가 아니라 세무조사를 벌인 ‘인물’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당시 세무조사를 맡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사무실은 물론 조사4국장이던 조홍희 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과 실무 책임자들의 사무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한 게 이런 사정을 보여준다.

검찰이 얻고자 한 것도 결국 이들을 상대로 펼쳐진 로비의 증거나 단서다. 주요 압수수색 대상은 이들이 보관하고 있는 개인 메모나 전자우편, 다이어리는 물론 한상률 당시 청장과 주고받았던 대외비 정보보고 및 지시사항 등이었다. 홍 기획관은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떠나더라도 후임자에게 다 주고 떠나는 건 아니잖으냐”고 말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국세청 압수수색은 기관의 특성상 확실한 단서와 자신감이 없으면 좀처럼 하기 힘들다”고 이번 압수수색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관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제동 서울지방국세청 별관 조사4국을 압수수색한 뒤 수거한 물품을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관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제동 서울지방국세청 별관 조사4국을 압수수색한 뒤 수거한 물품을 상자에 담아 옮기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번 수사의 원천 자료를 생산한 국세청을 두고는 일찌감치 여러 의문이 제기돼 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한상률 국세청장을 불러 촛불시위에 대한 문제, 그리고 한나라당 친박 의원들의 정치자금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박연차 회장의 관계 회사를 세무조사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청장이 조사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 큰 의구심은 여야를 수시로 넘나든 박 회장의 로비 행보에서 비롯된다. 검찰 일각에서조차 세무조사 결과와 검찰 이첩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제외된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돼 이름이 거론되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나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의혹도 해소해야 하는 검찰의 사정이 전격 압수수색이란 방식으로 나타난 듯하다. 검찰이 지난주부터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지난해 8월 태광실업 세무조사에서 시작됐듯, 현 정권에 대한 로비 수사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물꼬’를 틀지가 관건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단서를 근거로 또다른 인사를 찾아내는 다단계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가 국세청인데다 세무조사 이후 제법 많은 시간이 지난 뒤라서 이번 압수수색이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점에서 검찰의 행보가 ‘철저히 뒤진다’는 자세를 내보이는 데 주목적이 있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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