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사무실 입구에서 직원들이 사무실 내부 취재를 막으려고 투명한 부분을 신문지로 가리고 있다. 천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세무조사 무마로비 관련 금전거래 규모 확인중”
천씨 주변 18곳 압수수색…이르면 내주 초 소환
천씨 주변 18곳 압수수색…이르면 내주 초 소환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박연차(64·구속 기소)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박 전 회장과 돈거래를 한 단서를 확보하고 7일 천 회장의 집과 사무실 등 18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천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천 회장이 박 전 회장과 여러 차례 돈거래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중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돈거래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회장과 천 회장의 금전거래 중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련된 거래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와 서초동의 세중나모여행 사무실과 계열사인 세성항운 사무실, 성북동 천 회장 집에 수사팀을 보내 각종 회계자료와 전자우편 파일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천 회장 쪽과 거래해 온 15명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직전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팔아 마련한 300억원대 자금에 대한 자료도 확보했으며, 국세청에서 주식 매각 관련 과세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이 천 회장의 예금을 담보로 빌려 한나라당에 냈다는 특별당비 30억원에 대해서도 천 회장을 상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대선자금이 이번 수사의 대상은 아니지만, 의혹이 제기된 만큼 30억원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의혹의 중심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한상률(56·미국 체류중) 전 국세청장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도 커지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한 전 청장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해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맡았던 조홍희 전 조사4국장(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국세청이 확보한 태광실업 금융·회계 자료와 상부에 올린 보고서 사이에 축소·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캐물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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