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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주로 자녀들 유학자금…지인 통해 전달”

등록 2009-05-08 21:20수정 2009-05-09 09:48

봉하마을 ‘100만달러’ 해명서
30여만 달러만 언급…‘권양숙씨 처지’ 설명에 주력
구체적 용처 함구에 “해명 곤궁” “남겨둔 돈” 추측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이 8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받은 100만달러의 사용처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를 받은 지 아흐레 만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의 답변서는 완결본이 아니라 주요 뼈대를 검찰에 설명하고 협의하며 완성해가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절차를 끝내는 대로 권씨를 이번 주말에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권씨를 조사할 장소로는 ‘봉하마을’에서 가까운 부산·경남 쪽의 검찰청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답변서에 담긴 내용은?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사용 명세에는 상당한 액수를 자녀들의 미국 유학 비용으로 썼다는 소명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이 추궁한 30여만달러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검찰이 잘 모르는 나머지 돈의 사용 명세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쪽 인사는 “(100만달러는) 액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주로 아들과 딸의 유학 관련 비용에 쓰였다”고 말했다. 돈은 검찰이 밝힌 것과 같이 계좌를 이용한 송금이 아니라 ‘인편’으로 보내거나 자녀들이 입국했을 때 얼마씩 들려 보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쪽은 이번 답변서에서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기보다 ‘권양숙 개인의 처지’를 설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씨가 박 전 회장한테서 100만달러를 받은 이유에 대해 ‘정치인 노무현의 아내’라는 처지를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쪽 인사는 “타국에서 어렵게 사는 두 자녀에 대해 권씨가 어머니로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느꼈지만, 이 문제를 노 전 대통령과 얘기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정상문 전 비서관과 상의해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예상했던 답안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유학 자금 말고도 아들 노건호씨가 미국에서 벤처회사 등에 투자한 투자금 명세 등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궁지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이 가까스로 내놓은 ‘변론’이지만, 구원의 ‘탈출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 ‘봉하마을’ 침묵의 배경은?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은 이날 한사코 입을 닫았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전해철 전 민정수석도 아예 전화를 받지 않거나 말을 아꼈다. 답변서에 실린 구체적 내용은 물론, 답변서를 제출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를 꺼렸다. 사용처를 분명히 드러내면 노 전 대통령이 혐의 일부를 벗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봉하마을’의 함구는 석연찮다.

이를 두고 검찰에 내놓은 해명이 곤궁하기 때문이라는 추론을 비롯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법정에 제출하기 위해 결정적인 증거를 드러내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해명이 검찰의 추가 조사를 부르는 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노 전 대통령 쪽이 자녀들의 유학자금 30여만달러 이외에 나머지 돈의 행방을 밝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쓰지 않고 남겨둔 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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