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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박연차 로비’ 대책회의 치밀한 준비

등록 2009-05-14 06:34수정 2009-05-14 08:59

세무조사 사전 대책회의 까지…
천신일·김정복 역할 나눠…국세청 내·외부 로비 가능성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사전’ 대책회의가 열린 정황은, 검찰이 ‘박연차 구하기’의 실상을 캐들어가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구명 로비를 벌였다기보다 로비가 통할만한 요로를 미리 파악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전’ 대책회의의 실체는 검찰이 앞으로 밝혀야 할 과제이지만, ‘사후’ 대책회의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세무조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7월 서울 ㅅ호텔에서 두 차례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세무조사 대책회의는 이번 수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단순히 의혹 수준에서 흐지부지될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국세청 고위직 출신인 김 전 청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사돈으로 중부지방국세청장(1급) 출신인 그는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 간부들이 임원으로 포진한 한 세무법인의 회장이었다. 그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식과 보고 과정 등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국세청에 줄이 닿는 ‘후배’들도 많다. 단적으로 당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있다.

검찰은 세무조사 기간을 전후해 관련자들의 통화내역을 모두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전담 검사를 붙여 통화내역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검찰은, 이미 김 전 청장과 세무조사 실무팀을 이끈 당시 조홍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 접촉한 사실을 들춰냈다.

이에 따라 대책회의와 그 이후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과정에서도 김 전 청장의 역할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국세청 내부는 김 전 청장이, 여권 핵심과 국세청 외부의 정치권 등은 그쪽 사람들을 잘 아는 천 회장 등이 맡기로 역할 분담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박 전 회장이 세무조사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지난해 8월30일에야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게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시도한 점도 ‘대책회의’의 역할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박 전 회장이 세무조사 초기 한 달 동안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다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나 ‘끗발’이 없는 추 전 비서관에게 뒤늦게 도움을 청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세무조사 초기 한 달, 대책회의 참석자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밝히는데 이번 수사의 성패가 달려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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