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판사회의가 전국 법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단독판사들이 18일 낮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법 회의실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의정부지법 전체 단독판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신영철 대법관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5개항의 결과문을 채택했다. 의정부/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의정부지법 판사회의 “용기와 희생 필요”
광주고등법원과 특허법원, 서울가정법원, 서울서부·의정부·인천·수원·부산·울산지법 등 전국의 9개 법원 단독·배석판사들은 18일 판사회의를 열어 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논의했다. 이들은 신 대법관이 촛불재판에 개입해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명백히 침해했다고 의견을 모았으며, 이날 밤까지 결론이 공개된 8개 법원 중 4곳에서 사실상 신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결의가 나왔다.
광주고법 배석판사 9명은 이날 오후 판사회의에서 “신 대법관이 사법부 최종심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24명이 참석한 의정부지법 단독판사회의에서도 “우리의 다수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신 대법관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결의해 신 대법관의 ‘결단’을 강하게 촉구했다. 서울서부지법 단독판사회의에서도 “신 대법관의 직무 수행이 부적절하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고, 단독판사들과 배석판사들이 함께한 서울가정법원 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회의에서는 “신 대법관을 징계절차에 회부해야 한다”는 제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고등법원급 특수법원인 특허법원은 이날 오후 4시30분 고등법원으로는 처음으로 배석판사 13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판사회의를 열어 “신 대법관의 행위는 명백한 재판 침해”라고 결론을 냈다.
고등법원들까지 가세하면서, 판사들의 반발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고법에서는 배석판사회의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대전고법도 판사회의를 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고법 윤영훈 판사는 “18일 배석판사 전원이 점심을 함께하며 의견을 나눴는데,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재판의 독립을 해치는 것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법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신 대법관이 사퇴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출근 저지 투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현웅 송경화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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