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종찬씨는 세무조사 대책회의 참석 안해”
‘노정연씨 집 계약서’ 확보 위해 미국에 공조 요청
‘노정연씨 집 계약서’ 확보 위해 미국에 공조 요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로비’ 사건과 관련해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21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천 회장은 박연차(64·구속 기소)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7억원 이상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를 사고 있다. 천 회장은 또 주식 차명거래 등으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85억여원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조세포탈)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천 회장이 2003년 나모인터렉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사를 만드는 과정과 잦은 합병·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도 추가로 조사하기로 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0일 수사 브리핑에서 “천 회장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대체로 부인하며 사실관계를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면서도 “법률적 평가만 남은 문제”라고 말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검찰은 또 지난해 7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된 직후 천 회장과 김정복(63)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주도한 대책회의에 박 전 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책회의 참석 의혹을 받아온 이종찬(63)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관련자 진술과 통화기록 조회 결과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냈다.
홍 기획관은 “천 회장이 사용한 휴대전화 5개의 통화기록을 확인하고, 대책회의에 참석하거나 회의 개최 사실을 아는 태광실업 관련자 등을 일일이 조사했다”며 “이 전 수석이 대책회의 현장에는 없었지만, 박 전 회장에게서 받은 7억원의 반환 경위와 자금조달 방법 등 나머지 의혹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미국에 있는 한상률(56) 전 국세청장의 직접 조사 필요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유선(전화 통화)으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34)씨가 계약한 미국 뉴저지 소재 아파트의 계약서 확보가 늦어짐에 따라 21일 미국에 국제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박 전 회장한테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8일 조사를 받은 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에게 2개월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했다. 법무부는 검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검사의 징계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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