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사격이 가능한 총기류를 미국에서 들여와 국내 영화사에 불법으로 대여한 영화 특수효과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1일 영화 소품용으로 외국에서 빌려온 총기류를 촬영이 끝난 뒤에도 돌려주지 않고 다른 국내 영화사에 빌려주고 대여료를 받은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로 국내 특수효과업체 ㄷ사의 대표 정아무개(51)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1996년 미국영화사 ‘파라마운트’ 계열사의 총기 담당자한테서 엠(M)16, 에이케이(AK)47, 우지기관총, 베레타 권총 등 총기 18자루를 영화 소품용으로 빌렸다가 돌려주지 않고 13년간 국내 영화제작사에 다시 빌려주고 약 4000만원의 대여료를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이 총들은 영화 <실미도>, <공공의 적> 등의 촬영에 사용됐다.
경찰은 또 엠16 실탄과 개머리판, 엠60 기관총의 총열 등 총기 부품과 연막탄, 지뢰탐지기 등 군용물을 불법 유통시킨 문아무개(3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 군용물들이 미군부대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외국에서 총기를 들여와 인터넷으로 거래한 ‘총기 마니아’들도 적발됐다. 경찰은 지난해 중국에서 독일제 공기권총 ‘스미스앤웨슨 38’을 들여와 인터넷을 통해 팔아넘긴 권아무개(31)씨를 입건하고, 2005년 일본에서 ‘스미스윌슨 엠36 치프스페셜’ 권총 3자루를 반입해 유통시킨 혐의로 이아무개(39)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마니아들 사이에 총기류와 군용물품이 밀거래된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총기의 국내 반입과 유통 경로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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