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때 곁에 있었다” 세차례 보고…발견시각도 달라
경찰 “노 전대통령 부엉이바위 두 곳서 부딪힌 흔적”
경찰 “노 전대통령 부엉이바위 두 곳서 부딪힌 흔적”
지난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아무개 수행 경호과장이 ‘경호 실패’의 책임을 감추기 위해 청와대 경호처에 거짓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시 이 경호관과 전화와 무전 연락을 취했던 신아무개 경호관은 사건의 실체를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노구 경남경찰청 수사과장은 1일 “6명의 경호관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3일 당시 수행한 이아무개 경호과장은 실체를 숨기려 했고, 신아무개 경호관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면서도 “경호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사건 실체를 은폐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수행했던 이 경호과장은 23일 오전 11시28분 경호 책임자인 주아무개 경호부장에게 전화로 경위를 보고했고, 이날 오후 1시29분, 1시51분, 2시12분 등 3차례에 걸쳐 문서로 청와대 경호처 안전본부장에게도 보고했다. 그러나 이들 4차례의 보고 내용은 같은 날 오후 경찰의 1차 조사 때 진술처럼 “부엉이바위에서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이 경호과장)의 주의를 돌린 뒤 뛰어내렸다”라는 거짓 내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일 아침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안에서 당직 근무하다 이 경호과장의 전화를 받고 나와, 노 전 대통령을 찾아다녔던 신 경호관은 “‘이게 아닌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 경호과장이 상급자이기 때문에 가만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수행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시간도 또다시 달라졌다. 경찰은 이 경호과장이 부엉이바위 아래에 쓰러져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시각은 아침 6시52분으로 지금까지 알려졌던 6시45분보다 7분 뒤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은 경호과장과 헤어진 아침 6시14분부터 38분 정도 혼자 있었으며, 부엉이바위 아래 방치된 시간도 35분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현장조사를 벌여 “부엉이바위 아래 두 곳에서 섬유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섬유 흔적은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렸을 때 입었던 옷의 일부로 추정된다. 이는 당시 부엉이바위 근처 밭에서 일하던 주민이 경찰 조사에서 ‘쿵’하는 소리를 두번 들었다고 말한 것과도 일치한다. 경남경찰청 김정완 과학수사계장은 “섬유 흔적이 노 전 대통령의 것인지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오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최상원 김광수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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