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박연차 수사’ 신뢰도 추락…궁지몰린 검찰

등록 2009-06-02 20:46수정 2009-06-03 01:09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이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2일 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에 올라 떠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천신일 세중나모회장이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2일 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에 올라 떠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법원, 6시간 영장심사끝 “검찰, 범죄혐의 소명 부족”
천신일 영장 기각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청탁과 함께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 등으로 청구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이 2일 기각돼, 검찰 수사가 또 한차례 타격을 입게 됐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데 이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부실한 조사를 했다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법원은 “검찰이 밝힌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았다. 검찰은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주요 범죄사실에 관해 무죄의 추정이 깨질 정도로 범행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갖춰져 있지 않다”며 혐의사실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수사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구속의 목적은 피의자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수사와 심리의 방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수사 내용에 대해 이례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했다. 세무조사 무마나 신속한 석방 및 사면 청탁 대가로 박 전 회장이 회수해야 할 투자금 6억2300만원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고 세중게임박스나 그 대표이사인 천 회장이 주주인 위 태광실업에게 투자 정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레슬링협회장인 천 회장이 지난해 8월 올림픽이 열리던 중국 베이징에서 레슬링협회 부회장이던 박 전 회장에게서 15만위안(2500만원가량)을 받은 것도 “선수 격려금”이라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100억여원의 세금포탈이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에도 탈세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쉽지 않다는 등의 지적을 내놨다.

천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번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현 정권 실세에 대한 엄정한 처벌로 수사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를 보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애초 지난달 23일로 예정됐던 천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은 당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청구가 미뤄져 지난달 31일에야 법원에 접수됐다. 이 기간에 천 회장 쪽은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영장실질심사에는 변호사 4명이 입회했고, 통상 1시간가량 걸리는 심사 시간이 6시간이나 소요되면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천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