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기사 무마 대가
이상철 서울부시장 소환
검찰이 2일 전격 소환한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혐의는 배임수재다. <월간조선> 대표이사로 있을 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부시장은 2004년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데 이어 2005년 3월부터 월간조선의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지난해 5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이명박 정부의 첫 청와대 정무수석 인선 과정에서 후보군에 들었으며,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 26번을 배정받기도 했다.
<월간조선>은 박 전 회장의 비리 의혹과, 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계를 조명하는 기사를 여러 차례 내보냈다. 2006년 12월호에서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헐값인수 의혹 등을 보도한 데 이어, 2007년 1월호에서는 김해 시외버스터미널 터 매입으로 박 전 회장이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월간조선>은 그다음 호에서 박 전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 부시장은 박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주변에 “<월간조선> 사장 시절 태광실업 관련 의혹을 두 차례 기사로 썼는데, 당시 기자가 박 전 회장을 만나려고 해도 만날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ㄴ씨를 통해 ‘(기사를) 그만 좀 써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시장은 “박 전 회장 쪽에 ‘우리와 인터뷰를 해주면 비판 기사를 그만 쓰겠다’고 했지만 (박 전 회장은) 만나주지 않았다”며 “나중에 ㄴ씨와의 약속에 나갔더니 그 자리에 박 전 회장이 나와 있어 함께 술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술자리에는 박 전 회장에게서 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합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시장과 박 전 수석은 부산고 21회 동기다.
그러나 이 부시장은 “박 전 회장은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을 뿐 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고 그의 지인이 전했다.
김남일 윤영미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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