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에 수천만원 받은 혐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9일 박연차(64·구속 기소)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자금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태호(47) 경남도지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지사가 2007년 미국 출장 때 금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하고, 박 전 회장이 운영하는 정산컨트리클럽의 인허가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지사한테 건네진 것으로 파악한 돈이 청탁 대가로 판단되면 뇌물수수 혐의를, 대가성이 불분명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 지사는 2004년 6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2006년 재선됐다. 김 지사는 2004년 11월 구성한 자신의 정책 자문기구인 ‘뉴경남포럼’의 창립회원으로 활동한 박 전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의혹에 대해 “도지사로서 경남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의혹을 살 만한 금전거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안상근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가 2007년 미국에서 (박 전 회장의 정치자금 제공 창구로 알려진) 뉴욕 ㄱ회관에 들른 것은 맞지만 돈은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며 “정산컨트리클럽 인허가는 전임 도지사(김혁규) 때의 일”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한상률(56) 전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대가로 박 전 회장한테서 6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지난 7일에 이어 다시 불러 조사했다. 김남일, 창원/최상원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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