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 분향소에서 시민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시민 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시민들과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23일 저녁 7시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있던 시민 100여명이 갑자기 사진기를 꺼내 촬영을 하는 경찰에 항의하다 몸싸움을 벌였다.
이 자리에 있던 한 시민은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의 길거리 특강이 끝난 뒤 10여개 인권·문화단체가 주최하는‘표현의 자유 옹호의 날 영화제’를 보기 위해 모였는데, 갑자기 경찰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진촬영에 항의하던 시민분향소 상주 백아무개(56)씨를 연행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다른 시민 4명도 추가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경찰을 때리는 등 과격행위를 해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시민상주 황일권(45)씨는 “경찰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러 온 사람들을 채증하는 것은 추모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문화제나 기자회견이나 행사만 있으면 경찰들이 채증을 해서 시민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날 대한문 주변에 3개 중대 2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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