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 법당에 차려진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시민분향소를 운영했던 시민상주단은 29일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지난 24일 국민행동본부가 빼앗아 경남 봉하마을로 보낸 노 대통령 영정을 28일 상주단에 다시 돌려줬다”며 “영정을 모실 안전한 곳을 찾다 원불교 쪽에서 49재까지 제를 모시겠다는 뜻을 밝혀 원불교 서울회관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24일 새벽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기습적으로 파손했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뺏어가 이날 오후 봉하마을로 우편으로 보냈다.
시민상주단은 당초 분향소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차릴 계획이었으나, 조계사가 이미 노 대통령의 영정을 모시고 있어 다른 곳에 차릴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상주 백은종(55)씨는 “49재까지 상주들이 하루 3번 상식을 올리고 6재(7월3일)와 7재(7월10일)때는 다시 영정을 들고 나와 대한문 앞에서 제를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불교 서울교구 정상덕 교무는 “불교에서는 49재의 경우 가족만 올리는 것이 원칙이나 노 전 대통령이 국가 지도자인 만큼 시민상주들도 충분히 제를 올릴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한문 시민분향소 철거 이후 추모를 원하는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49재까지 영정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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