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노동부장관이 1일 과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정규직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중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있다. 김경호기자
이영희 노동부 장관·조원진 한나라당 의원·김성태 한나라당 의원
‘남탓’ 이영희 정치권·노동계 겨냥
책임전가에만 급급 이영희 노동부장관이 비정규직 유예 법안 처리가 무산된 뒤, 연일 정치권과 노동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야당은 “주무부서의 장이 책임전가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 장관은 2일 <에스비에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해고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처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해 이런 현실을 빚게 됐다”고 정치권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법 개정 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민주노총에 대해서도 “양대 노총은 정규직 근로자만을 대표하고 있어 (해고에) 아무 영향을 안 받고 있다. 정규직 근로자이니,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라는 비현실적 얘기를 계속하며 협상에 아무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반면에 노동부가 비정규직 4년 연장법안을 고집하며 고용대란에 대비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가 입법기관이냐, 우리가 어떻게 그걸 하냐”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제단체의 입장을 관철하는 데 가장 앞장선 게 이영희 장관”이라고 반박했다. 환노위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비정규직 실태와 통계 수치 등 기초적인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해고대란’을 주장했다”며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것은 정치권이 아닌 정부”라고 비판했다. 신승근 이유주현 기자 skshin@hani.co.kr
‘돌출’ 조원진
기습상정 좌충우돌
“의원직사퇴” 해프닝
‘소신’ 김성태 단독처리 강력반대
‘여당속 야당’ 행보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이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여당 속 야당’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한나라당 환경노동위원들이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기습상정을 시도한 직후 보도자료를 내어 “비정규직법의 여당 단독처리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비정규직법은 2년이 지나면 실직하게 되는 ‘비정규 시한부법’인데 그것을 보완하고 고쳐야 할 정치권이 기간연장과 전환지원금 규모 등 법 개정 협상의 본질에서 벗어난 논의만 했다”며 “논의의 의제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비정규직의 고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내고, 이를 처리하지 않는 국회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법 개정은 정치권이 판단할 부분이고 장관은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인데 본인의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처 장관이 그런 짓을 해도 (그대로) 두니 한나라당이 엄청난 정치적 손실을 입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국회 환노위는 이미 편성된 1185억원의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비정규직법이 본격 시행되는 1일부터 집행될 수 있도록 논의했어야 한다”며 “100인 미만의 영세한 사업장에서 벌어질 해고사태는 그 예산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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