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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거창한 구호보다 ‘작은 변화’가 더 소중

등록 2009-07-06 18:58

‘간디문화센터’ 문창식 대표
‘간디문화센터’ 문창식 대표
지역공동체 일구는 ‘간디문화센터’ 문창식 대표
지난달 마지막 주말, 시골 5일장인 소보장터에 4개의 천막부스가 차려져 시골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다문화 부스에서는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온 결혼이민여성들이 자기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소개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부스 앞에서는 대구에서 온 풍물굿패 ‘메구’가 오전 내내 사물공연으로 흥을 돋웠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 자리잡은 간디문화센터가 지역사회에서 일으키고 있는 작은 변화의 한 사례다.

‘필리핀 주민운동’ 연수 ‘10년 환경운동’ 성찰
육아·교육·진료 등 생활밀착형 활동 ‘활짝’

간디문화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는 문창식(45·사진) 대표는 1991년 페놀오염사태 이후 활발해진 대구환경운동의 선도자다. 상근활동가로 10년째를 맞던 2003년 그는 필리핀 아시아엔지오센터 연수를 계기로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됐다.

“젊은 시절에는 사명과 책임감으로 달려왔지만 중년이 되자 내가 행복하면서 우리 사회의 올바른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뭔가를 찾게 됐어요.”

귀국한 뒤 엔지오 국제지원사업과 활동가를 대상으로 하는 쉼프로그램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간디문화센터를 꾸리고 있는 그는 “지역민을 주인으로 세우는 필리핀의 주민운동을 타산지석으로 보면서 거창한 구호 중심의 우리 시민운동을 되돌아 보게 됐다”며 “나도 바뀌면서 이웃도 바뀌는 그런 운동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폐교가 된 서경초교 자리에 들어선 센터는 농촌지역의 생명·평화·문화공동체를 지향한다. 어느덧 농촌의 일원으로 자리잡은 결혼이민여성들의 육아·문화공간,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교육공간,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나 개인들의 휴식·교육공간 등으로 언제나 열려 있다. 최근 6개월동안 민변 등 30여 개 단체가 이곳을 다녀갔다. 매월 한차례 소보·효령면에 사는 결혼이민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수다의 날 행사가 열린다. 전국의 대안학교 학생들이 찾아와 인문학 캠프를 열고,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감수성 캠프도 열린다. 도시지역 초등학생들이 모이는 왁자지껄 주말학교와 방학 때마다 계절학교, 소외계층 청소년 대상 인권캠프도 해왔다. 지역 어르신들은 매월 한차례씩 무료 한방진료도 받는다. 지역 주민들은 가을 축제도 즐기고, 재래시장 살리기 장터공연도 펼친다. 도시민들에게 주말농장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옛 강당을 새로 꾸민 음악도서관에는 엘피판과 시디 등 음반 7천여 장과 수준급 음향기기를 갖췄고, 공연도 종종 열린다. 황토집과 나무 위 통나무집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문 대표는 “지역 주민들과 힘들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이곳에 와서 자신을 발견하고, 힘을 얻어가는 문화·교육공간으로 이곳을 가꾸고 싶다”고 말했다.

군위/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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