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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천 후보, 매달 부족한 ‘295만원+α’ 어디서…

등록 2009-07-14 06:50수정 2009-07-14 07:36

천성관 후보자 수입지출대비
천성관 후보자 수입지출대비
매달 이자 등 낼돈 917만원, 수령액은 622만원
검찰안에서도 “솔직히 못믿을 해명…창피하다”
현장에서

13일 국회에서 열린 천성관(52)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유난히 많은 국회의원들이 천 후보자의 수입을 물었다. 몰라서가 아니다. 의원들에게 미리 배포된 인사청문회 자료를 보면, 천 후보자는 세금 빼고 월평균 620만원 정도를 급여로 받는다. 배우자는 전업주부다.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진 것은 천 후보자의 지출 규모 때문이다. 620만원으로는 생활비는커녕 이자 내기도 버거울 처지다. 물려받은 재산이 많지 않은 검사가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면 어떻게 될까? 검사는 그 큰 권한만큼 ‘유혹’이 많은 직업이다. 더욱이 천 후보자의 씀씀이를 보면,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사교육비 등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초과지출과는 차원이 다르다.

청문회 때 시간에 쫓긴 의원들이 미처 따져보지 못한 씀씀이를 대신 계산해 봤다. 천 후보자는 가족 전체 재산의 두 배에 달하는 28억75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여러 곳에서 빚을 냈다. 은행 대출 7억5000만원(이율 연 4%)의 월평균 이자는 250만원이다. 사업가 박아무개씨한테 빌린 8억원(이자율 연 4%)의 이자도 매달 267만원이다. 동생과 처형한테서 빌린 8억원도 무이자로 빌렸다고 하지만, 이자를 아낀 만큼의 돈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 한다. 천 후보자가 법을 어긴 채 내지 않고 있지만, 이 돈을 계산해 보면 한 달에 50만원꼴이다.

여기에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의 관리비로 한 달에 최소 80만원이 들어간다. 고급 주택 소유에 따른 세금은 재산세 외에도 종합부동산세 560만원을 포함해 연 1200여만원으로, 한 달에 100만원꼴이다. 문제가 된 제네시스 차량의 월 리스료로 170만원 정도가 든다.

단지 집을 유지하고 차를 소유하는 비용을 모두 합쳐 한 달 평균 917만원이 필요한 것이다. 월 급여보다 295만원을 더 쓰는 셈이다. 천 후보자의 해명대로 서울 잠원동에 소유한 아파트를 팔아 사업가에게 빌린 돈 8억원을 갚는다 해도 한 달 이자 265만원이 줄어드는 것이니, 여전히 천 후보자의 수입 대비 지출은 적자다.

물론 이번 계산에 생활비는 아예 넣지 않았다. 당장 제네시스 승용차에 무슨 돈으로 휘발유를 넣을지 궁금하다.

일선 검찰은 침울하다. 조직이 일찍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은 간절하지만, 쏟아지는 의혹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청문회를 지켜본 일선 검찰청의 한 간부는 “솔직히 어떤 검사도 저런 식의 해명은 믿지 않는다. 창피하다”고 말했다. 대검의 한 간부도 “첫 청문회 대상인 송광수 전 총장을 포함해 누구도 이런 식의 의혹에 휩싸인 적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검찰 총수가 조직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직의 발목을 잡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다.
석진환 기자
석진환 기자

앞으로 돈이 필요한 공직자들은 모두 천 후보자의 ‘선례’를 따라 ‘지인’에게 차용증 한 장 써주고 현금으로 빌려 쓰지 않을까. 거액을 은행 이자보다 싸게 빌려 써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고만 하면 탈날 걱정이 없을 테니.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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