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책임론,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
대검차장·법무연수원장도 퇴임식
대검차장·법무연수원장도 퇴임식
‘박연차 로비’ 의혹 수사를 이끌었던 이인규(51·사법시험 24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14일 퇴임했다. 지난 7일 “떠날 때가 됐다”며 사직서를 낸 이 중수부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검찰 책임론’을 반박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중수부장은 “최근에 있었던 일련의 사태로 인해 검찰이 여러 가지 시련에 직면해 있다”며 “하지만 수뢰사건 수사중 예기치 못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사팀에 대해 사리에 맞지 않는 비난과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일반적인 방법과 절차를 벗어난 표적·과잉 수사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더욱이 중수부 폐지까지 거론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다”며, 정치권 등에서 제기되는 중수부 폐지론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중수부장은 이어 “시시각각 변하는 세평에 휘둘리거나 원칙에 벗어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는 말로, 검찰 내부를 향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에둘러 드러냈다.
한편, 지난달 퇴임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을 대신해 한달 남짓 총장 직무대행을 해 온 문성우(53·21회) 대검 차장과 명동성(56·20회) 법무연수원장, 신상규(60·21회) 광주고검장이 각각 퇴임식을 열고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신 고검장은 퇴임사를 통해 “1%도 되지 않는 정치 사건이나 대형 사건의 처리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매일매일의 보통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쌓는 첩경”이라는 충고를 남겼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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