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 사장
“회사 안정돼 쉬고싶다”…노조 “또 낙하산땐 저지 투쟁”
구본홍 <와이티엔>(YTN) 사장이 3일 오전 전격 사임했다. 지난해 7월17일 와이티엔 주주총회에서 ‘날치기 논란’을 일으키며 3년 임기의 사장으로 선임된 지 1년 보름여 만이다.
와이티엔은 이날 “구본홍 사장이 오늘 낮 실국장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장 취임 1년이 지났고 그동안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보고 대표이사직을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해 사임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와이티엔은 또 “구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적지 않은 심적 고통을 받았으며 갈등을 겪는 동안 몸과 마음이 지쳐 이제는 쉬면서 안정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임기를 2년가량 남기고 물러나게 된 구 사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회사도 안정이 돼서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단 좀 쉬고 나면 책도 쓰고 할 일이 많다. 다른 직책이나 자리는 아직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구 사장의 사퇴로 와이티엔은 당분간 배석규 전무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와이티엔은 4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정권은 또다시 낙하산을 투하할 가능성이 있고, 지난해 정권의 실력자들이 써먹었던 민영화 압박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오로지 ‘공정방송’의 가치에 기대어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와이티엔 이사회는)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만약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사장 후보 추천에 나설 경우 노조는 ‘제2의 낙하산 모시기’로 규정하고 이사회와 주총 저지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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