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안모색 토론회 열어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와 소속사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 사이의 갈등을 계기로 연예계 ‘노예계약’이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과 기획사 사이의 새로운 계약 모델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산업 개혁운동을 펼치는 단체인 문화연대는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동방신기> 사태를 통해 본 연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문제와 대안 모색’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동방신기는 지난 3일 △계약기간 13년 △계약 위반 시 위약금으로 수익의 3배 지급 등 불공정한 내용의 전속계약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발제자로 나선 이동연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연예계 전속계약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대안으로 “연예인 데뷔 전과 후, 왕성한 활동기간 등으로 단계에 따라 계약조건을 달리하면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프로스포츠의 경우 스포츠 에이전시들이 선수들을 대신해 구단과 계약을 맺듯, 연예인들을 법적으로 대리할 법률대행인을 통한 계약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원찬 한국가수협회 사무총장은 연예계를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에스엠처럼 대형 기획사도 문제지만 이름 없는 중소 기획사의 문제도 심각하다”며 “일정한 자격이 되는 사람들이 매니지먼트 산업을 할 수 있도록 등록제나 인가제를 시행해 적당한 기준과 통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기획사 쪽에서 우선적으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연예인 전속계약 표준계약서 권고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위는 고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계기로 연예계 불공정 계약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여기에는 전속계약 기간을 최대 7년으로 한정하고,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한테 인격권 침해로 느껴질 만한 행위 등을 요구하면 이를 거절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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