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 문화비평가. 윤운식 기자
“이유 너무 유치…누가 우연으로 보겠나”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중권(46)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가 ‘자격조건 미달’이라는 이유로 재임용에 탈락했다.
중앙대는 14일 “독문과가 지난달 24일 요청한 진 교수의 재임용 제청을 거부했다”며 “진 교수가 ‘겸임교수는 정규 직업이 있어 상시적으로 소속된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겸임교수 임용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2003년 이 학교 독문과 겸임교수로 임용돼, 2년마다 재계약을 하며 7년째 재직해 왔다.
이에 독문과 교수와 학생 등은 성명서를 내어 “학교 쪽의 이번 결정은 학생의 수업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학과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중앙대 누리집에서 진 교수의 재임용 탈락을 비판하는 릴레이 서명에 들어갔다. 김누리 교수(독문학과장)은 “임용 불가의 사유로 내세운 ‘정규 직업 겸직’ 조항의 경우, 작가나 평론가·음악가 등 프리랜서들은 소속 기관이 없어 담당 학과에서 사유서로 대신하는 등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단순히 규정 문제라고 하기엔 너무 유치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강의를 맡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에서 차례로 내 강의가 없어지고, 카이스트에서 하던 강의도 없어질 거란 얘기를 전해 들었다. 누가 우연의 일치라고 보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 관계자는 “2007년 재임용 심사 이후 강화된 겸임교수 규정이 올해 처음 시행된 것일 뿐”이라며 “진 교수를 포함해 7~8명의 겸임교수가 자격조건 미달 등으로 부적격 처리됐다”고 말했다. 중앙대에 재직 중인 겸임교수는 올해 1학기 현재 194명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