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사각지대 외국인 노동자에 ‘사랑의 인술’
최근 경기 화성의 여성 외국인노동자들이 유기용제 노말헥산에 중독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 지역 의료인 등 자원봉사자들이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소를 열기로 했다.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http://migrant.netian.com )가 17일 은행동에 문을 여는 이 진료소는 임동진, 한일수, 고병년, 신현정씨 등 한방·양방·치과의사 11명과 약사 12명, 간호사 4명 등 의료진 27명과 자원 봉사자들로 꾸려졌다.
이 무료진료소는 지난 1년여 동안 봉사에 나설 의료인과 약품·의료장비·성금 등을 모으고, 공동모금회의 후원을 받아 문을 열게 됐다. 앞으로 대전과 충남·북 등 중부지역 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랑의 인술을 펼칠 예정이다. 대전외노센터가 무료진료소를 연 것은, 이번 노말헥산 중독 사건에서 보듯 대부분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작업환경이 열악한 기피업종에서 장시간 근무하면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의료보험이나 각종 사회복지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외노센터 관계자는 “의료비 부담 때문에 진료를 받지않아 작은 질환이 큰 병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말에도 우즈베키스탄 외국인노동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 개소를 서둘렀다”고 말했다.
대전외노센터는 5년여 전부터 의료네트워크를 꾸려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던 중국동포의 수술비를 모으는 등 꾸준히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펼쳐왔다. 대전외노센터장인 김용우 목사는 “대전시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70억원짜리 기숙사를 만들고, 보건복지부도 다양한 저소득층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복지 대상이 아니라며 지원을 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의료·복지 지원 대책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무료진료소는 의료용품과 운영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시민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042)222-6242, 631-6242.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