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운동 기금 마련을 위해 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 뒤 공터에서 열린 ‘탐탐 바자회’(언론 자유를 탐하는 탐스러운 사람들의 탐나는 물품 바자회) 애장품 경매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평소 수집했던 부엉이 장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시민 2만명 ‘탐탐한 바자회’ 다녀가
기증품 사고 언론악법 무효 서명도
기증품 사고 언론악법 무효 서명도
‘책과 쌀과 옷을 사서 언론 자유를 돕겠다’는 사람들로 6일 오후 서울 정동 덕수초등학교 뒤 공터가 바글거렸다. 미디어행동과 전국언론노조 및 ‘삼국카페’(소울드레서·쌍코·화장발) 누리꾼 등이 함께 마련한 ‘언론 자유를 탐하는 탐스러운 사람들의 탐나는 물품 바자회’ 자리에서였다.
막바지 여름 햇살이 쨍쨍했던 이날 바자회는 기대 이상의 ‘흥행 대박’이었다. 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은 판매 천막 20여곳을 꽉꽉 채웠고 ‘언론악법 무효’ 서명용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주최 쪽은 행사가 끝난 저녁 8시까지 2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기증받은 5천여점의 물품도 거의 동났다.
이날 바자회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맞불 광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나라당이 언론관련법을 강행처리한 뒤 정부가 내보낸 일방적 홍보 광고에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맞대응하자는 뜻이다.
‘보통사람들’이 이날 바자회에서 가장 큰 힘을 보탰다. 농민들은 택배비까지 직접 부담하며 쌀을 실어 보냈고, 누리꾼들은 화장품과 액세서리, 옷을 지원했다.
정치인들도 애장품을 내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겨레> 창간 20돌 기념 인터뷰(2008년 5월13일) 때 맸던 넥타이를 유족한테서 건네받아 기증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문화방송> 사장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받은 다기세트는 600만원에 낙찰돼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행사장을 찾은 김아무개(42·경기 의정부시 녹양동)씨는 “여당이 그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언론악법 원천무효 싸움에 힘을 실어줘야 하겠다는 생각에 멀리서 왔다”고 말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번 바자회를 통해 한나라당 언론법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며 “바자회에서 모은 수익금으로 ‘날치기 언론법’의 문제점을 밝히는 텔레비전 및 라디오 광고를 9월 중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