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 등의 채무를 탕감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55)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10일 김동훈(61)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한테서 현대차 계열사와 부품 공급업체들의 채무 조정 청탁과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 전 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김 전 대표의 진술은 믿을 수 없고 달리 증거도 없어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변 전 국장은 2006년 김 전 대표한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2007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서울고법은 지난해 “김 전 대표가 상당한 기억력으로 정확하게 진술해 왔다”며 징역 5년과 추징금 1억5천만원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1월 “김 전 대표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재상고했다. 변 전 국장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상배(64)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김유성(67) 전 대한생명 감사에 대한 무죄 선고도 이날 확정됐다.
3년여의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진술에만 의존해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변 전 국장은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매각하는 데 개입했다는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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