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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터치스크린에 “닿았다”“닿지 않았다”…언론법 ‘손가락 공방’

등록 2009-09-22 19:34수정 2009-09-23 02:34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자투표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자투표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헌재 ‘대리투표’ 동영상 검증
의장석 점거시간 투표, 한나라 “벽시계가 틀려”
“대리투표의 명백한 증거다.” “모니터를 가리키는 것이지 터치를 한 것은 아니다.”

언론관련법 강행처리를 둘러싼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동영상 검증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22일 오후, 회의실 스크린에서는 두 달 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졌던 아수라장이 그대로 재연됐다. 국회와 방송사에서 녹화한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야당 쪽은 꼼짝없는 대리투표의 증거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여당 대리인들은 야당의 투표방해 행위를 집중 제기하며 핏대를 세웠다.

화면에서는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한나라당 배은희, 이화수, 정옥임, 성윤환, 여상규 의원이 동료 의원들 자리의 전자투표용 모니터로 팔을 뻗는 장면이 포착됐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인인 야4당 대리인들은 “신문법 수정안 처리 당시 무권(대리)투표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대리인들은 ‘완전 결백’을 주장하기보다는 동영상 화질을 거론하며 ‘입증 불가능’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팔이 모니터에 간 것은 맞지만 닿지는 않았다”, “투표하는 장면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만으로는) 어떤 행위인지 확정이 안 된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화면 속 벽시계가 정확한지도 쟁점이 됐다. 본회의장 벽시계가 오후 3시49분을 가리킬 때, 같은 장면에 등장한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은 의장석 아래에서 야당 의원들과 뒤엉켜 있었다. 청구인 쪽 대리인단은 “전자투표 기록에 이 의원이 투표한 것으로 돼 있는 ‘15시49분57초’에 그는 의장석 아래에 있었다. 다른 사람이 모니터를 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 쪽은 “벽시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검증을 주재한 송두환 재판관과 양쪽 대리인들은 레이저포인터를 사용하며 의원들이 터치스크린으로 손을 뻗는 장면들을 유심히 살폈다. 뒷모습만 보이거나 다른 이들에게 가려진 의원들의 신원 확인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나라당 대리인은 화면이 바뀔 때마다 ‘공식’ 사건 당사자인 국회의장 대리인보다 더 열성적으로 해설에 나섰다. 이에 송 재판관은 “화면 속의 객관적 사실이 확인됐다고 해도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다른 증거들과 합쳐 재판관들이 판단할 것이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헌재는 오는 29일 마지막 공개변론을 연 뒤, 다음달 29일 언론관련법 강행처리의 위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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