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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직장돈 6억 송금…결혼사기 당한 사기범 ‘집유’

등록 2009-10-05 19:35

거액의 상품권을 빼돌린 ㅅ백화점 직원이 결혼을 빙자한 또다른 사기행위의 피해자임이 고려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ㅅ백화점 고객서비스팀장으로 일했던 이아무개(41)씨는 지난해 10월 이 백화점 부사장이 고객인 조아무개씨와 그 어머니에게 밥 대접을 하는 자리에 불려나갔다. 조씨 모녀는 이 백화점 회장의 오랜 지인인 것처럼 말하며 재력가로 행세했다. 이씨는 조씨와 곧 결혼을 약속할 정도로 가까워졌지만, 조씨 모녀는 “집안의 반대를 무마하려면 며느리 소유로 돼있는 인천 영종도 별장을 사 재력이 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씨는 그해 12월 이 백화점 경리과장에게 거래처에 상품권을 대량 납품해야 한다고 속여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197장(5억9850만원어치)을 받은 뒤 이를 현금으로 바꿔 조씨에게 보냈다. 그러나 조씨 가족의 재산은 영종도 별장이 전부였으며, 그나마 경매 절차에 넘어가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기정)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14년 동안 근무한 백화점과의 신뢰관계를 거스르며 거액의 상품권을 빼돌린 점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지만, 이씨가 결혼을 약속한 조씨의 말을 믿고 범죄를 저질렀고, 빼돌린 돈은 조씨 모녀가 가져간 점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조씨 모녀도 이 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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