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흔드는 인권위원장

등록 2009-10-06 09:06

현병철 위원장, 행안부 요구 수용해 직원 퇴출
“임시위 열어 해명” 요구는 묵살…독립성 훼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의 직원 해임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내부 인권위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상임위원들이 그 경위 등을 따져 물으려 ‘임시 전원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으나, 현 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에 “지난달 30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이아무개 과장에 대한 대기발령 인사조처가 내려진 뒤 상임위원 3명이 인권위 운영규칙에 따라 임시 전원위원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나 현 위원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6일자로 해임되는 이아무개 과장은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부적절한 인사’라며 시정을 요구하자,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현 위원장이 인권위원 등의 검토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안부 요구를 수용하는 결정을 내려 내부에서 ‘위원장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권위원은 “인사권은 위원장에게 있지만, 이번 인사는 인권위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위원장의 재량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런 까닭에 상임위원들이 위원장의 입장을 묻고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취지로 전원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는데 위원장이 합리적 사유도 없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인권위원도 “위원장이 전원위원회 개최 요구를 거부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위원장의 해명 하나 듣지 못하고 정부의 뜻에 따라 우리 직원이 해임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6일 열기로 했던 임시 전원위원회가 무산됨에 따라 일부 인권위원들은 이날 오전 임시로 ‘인권위원 간담회’를 열어 현 위원장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 위원장에 대한 외부 비판도 제기됐다. ‘인권위 독립성 수호를 위한 법학교수모임’의 정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무교동길 인권위 앞에서 “인권위 독립성을 무시하는 현 위원장은 사퇴하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정 교수는 “인권위는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현 위원장이 스스로 ‘독립 기구’라는 인권위의 위상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권위에서는 이 과장 외에도 같은 날 나영희 인권교육국장 등 국장급 간부 1명과 팀장급 간부 4명(별정직 공무원)이 떠날 예정이다. 이들 5명은 지난 4월 행안부의 ‘인력 21% 감축 방안’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44명 가운데 일부로, 그동안 6개월 유예기간을 얻어 인권위에서 근무해왔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이들의 인력 감축 방안에 대해 행안부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