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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코디마, 직접 요구하다 안되니 청와대를 등에 업은 것 같다”

등록 2009-10-07 07:18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청와대, 통신3사에 거액 출연 압력
청와대가 한국디지털미디어협회(코디마)에 거액의 출연금을 내도록 민간사업자인 통신 3사에 압력성 주문을 넣은 것은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코디마는 업체 자율기구다. 지난해 10월 아이피티브이(IPTV) 사업에 참여한 통신 3사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따라서 정부 부처나 청와대가 나설 명분이 없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민간협회도 정부를 통해서 회비나 기금을 내도록 종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요구한 출연금에 대한 근거도 분명치 않다. 박노익 청와대 행정관은 3사에 모두 250억원을 낼 것을 주문했다. 협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 민간협회의 기금을 조성하는 이번과 같은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코디마와 유사한 성격인 케이블티브이방송협회가 340억원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곳은 기금을 조성한 출범 당시에는 법적 근거가 있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법정기구였다.

그런데도 청와대까지 나서 민간업체들한테 출연금을 요구한 것은 코디마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규씨의 위세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씨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방송담당 언론특보를 맡는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지난해 한국방송 사장으로 유력했으나 언론특보라는 이유로 탈락한 뒤, 그해 10월 코디마를 만들어 회장으로 취임했다. 케이블티브이 업체의 한 간부는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김인규 나 좀 보자’ 할 정도로 측근 중의 측근”이라고 전했다.

코디마는 설립 당시 아이피티브이 3사로부터 20억원을 협회 운영비 명목으로 받았고, 이어 올해 하반기에 기금 조성을 한다며 거액의 출연금을 다시 요구했다. 통신업계의 한 임원은 “애초 코디마는 방통위에 기금을 조성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며 “그 뒤 업체에 직접 요구를 하다 안 되니까 청와대를 등에 업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규 회장은 이에 대해 “코디마를 설립할 때 통신사들이 기금을 만들어주기로 했었다”며 기금 조성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박노익 청와대 행정관도 “협회가 운영을 하려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해 방통위에 근무할 때부터 계속 논의를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피티브이 업체들은 코디마의 운영상 문제점 등을 들어 협회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태도다. 2009년도 코디마 예산안을 보면 30억원의 예산 가운데 인건비와 일반관리비가 각각 13억원씩으로 돼 있고, 사업비는 2억원에 불과하다. 임직원이 19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연간 급여가 700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한 아이피티브이 관계자는 “정권 실세가 달라고 하니까 안 주고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다른 아이피티브이 관계자도 “청와대와 방통위가 역점사업으로 아이피티브이를 추진하고 있고 그걸 지원하기 위해 정부 주요 직책에 하마평이 돌았던 사람이 협회장을 맡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곤혹스러운 처지를 내비쳤다.

박창섭 이문영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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