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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엿가락 철골·종잇장 철판…‘처절한 그날’ 증언

등록 2009-10-12 19:23수정 2009-10-12 22:18

 용산참사 사건의 현장검증에 나선 한양석 재판장(왼쪽), 김형태 변호사(오른쪽 둘째), 강수산나 검사(오른쪽)가 12일 오전 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용산참사 사건의 현장검증에 나선 한양석 재판장(왼쪽), 김형태 변호사(오른쪽 둘째), 강수산나 검사(오른쪽)가 12일 오전 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용산참사 재판부 현장검증
망루앞 발전기 놓고 발화원인·지점 등 공방
유족들 “검찰 수사기록 공개하라” 외치기도
엿가락처럼 휜 철골과 종잇장처럼 구겨진 함석판이 ‘그날’의 참사를 증언했다. 사건 발생 9개월 만에 처음 공개된 현장에는 곳곳에 치우지 않은 화염병과 유리 조각이 방치돼 있었다.

‘용산 참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한양석)는 12일 검찰과 변호인, 기자 등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현장검증에 나섰다. 6명의 생명을 앗아간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기소된 철거민 9명의 운명을 가릴 것이기에, 재판부는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기록했다.

화인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들의 공방은 법정 밖에서도 치열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스위치가 작동 위치에 놓여있는 발전기를 지목하며 “망루 문 앞에서 발전기를 가동시켜 망루 안쪽으로 전기를 연결했다는 증거”라며 “유증기가 가득 차 있던 현장에서 전기설비는 강력한 발화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수산나 검사는 “망루까지 5m 남짓 거리가 있기 때문에 (발전기를) 발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참사 당시 망루 안쪽에 있던 소형 발전기는 크게 훼손돼 당시 가동 여부를 가릴 수 없었다.

망루 잔해 안에 놓인 전기절단기를 놓고도 해석이 달랐다. 변호인들은 “경찰 특공대원들이 망루 출입문을 절단하려고 절단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로, 불꽃이 튀어 화재 위험을 높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상 출입문에도 전기절단기 사용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검찰은 “망루 출입문에는 둔기로 내려친 흔적만 있을 뿐이고, 특공대원들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심지가 꽂힌 채로 옥상에 남아 있는 화염병을 가리키며 “수사 결과대로 망루 출입구 쪽이 발화점”이라고 주장했지만, 변호인단은 “발화점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고 맞받았다.

한 재판장은 검증을 마치며 “검증 결과를 토대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물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기농성중인 철거민들과 유족들은 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검찰은 수사기록 3000여쪽을 공개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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