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내장까지 먹이겠다더니…
구내식당은 호주산…경호 전경대에만 미국산 공급
구내식당은 호주산…경호 전경대에만 미국산 공급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중앙 부처 공무원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이겠다던 정부의 ‘약속’과 달리, 정부중앙청사 구내식당에선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전혀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 기간에 정부과천청사를 경호하는 전경대원들은 국산·호주산은 구경도 못 하고 오로지 미국산 쇠고기만 먹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14일 행정안전부·경찰청으로부터 정부청사 구내식당 및 청사 경비 전경부대의 원산지별 쇠고기 소비량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구내식당에선 1년 동안 5400㎏의 쇠고기를 소비했지만 모두 호주산이었다. 과천청사(8981㎏), 대전청사(3255㎏), 광주청사(114㎏) 역시 모두 호주산 쇠고기만 구입했다. 반면 과천청사를 경호하는 706전경대가 1년 동안 소비한 쇠고기(573㎏)는 모두 미국산이었다. 같은 기간 경찰청과 경기경찰청 구내식당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소비 실적이 전혀 없었다.
최규식 의원은 “지난해 5월7일 당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국회 ‘쇠고기 청문회’에 나와 ‘쇠고기 수입 재개 후 1년 동안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했지만, 스스로 먹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며 “이는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보도자료를 내어 “706전경대 담당자의 업무 착오로 자료가 잘못 제출됐다”며 “실제 706전경대의 쇠고기 소비량은 584㎏으로, 이 가운데 미국산은 올 3월부터 구매한 268㎏”이라고 해명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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