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법관 출신고교 현황·신규 판사 중 특목고·강남3구 출신 비율
신임판사 10명중 4명 차지…명문고 비중 줄어
현직에 대원외고 58명…경기고 누르고 1위로
현직에 대원외고 58명…경기고 누르고 1위로
사법부의 인적 구성이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소재 고등학교 출신자들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 다른 권력집단과 마찬가지로 사법부의 중심축도 기존의 ‘지역 명문고’에서 ‘특목고·강남’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통계치로 확인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18일 공개한 대법원 통계를 보면, 최근 임용된 판사 가운데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강남 소재 고교 출신의 비율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1999년 신규 임용 판사 가운데 9.6%(15명)를 차지했던 이들의 비율이 2001년 12.4%(23명), 2003년 20.2%(35명), 2005년 25.2%(37명), 2007년 33.3%(51명)에 이어 2009년에는 37.0%(51명)로 급상승한 것이다. 올해 초 임용된 판사 10명 가운데 4명이 특목고나 강남 소재 고교 출신인 셈이다.
강남 소재 고교보다 특목고 출신의 비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1999년 1명, 2001년 3명이던 특목고 출신 신규 임용 판사 수는 2006년 25명, 2009년 38명으로 늘었다.
특히 1999∼2009년 사이에 임용된 특목고 출신 판사 171명의 분포를 보면, 이 가운데 18명이 과학고 출신이고 나머지 153명은 외국어고를 나왔다. 사법부 인적구성 변화의 핵심이 결국 외국어고 출신 판사의 증가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현직 판사를 배출한 개별 고등학교 순위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강남3구 출신자들이 주로 진학하는 대원외고를 나온 이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비평준화 시절 판사를 가장 많이 배출하며 최근까지 1위를 지킨 경기고(38명)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법원에서는 경기고 출신 법관들이 꾸준히 퇴직하고 있는 반면, 대원외고 출신들은 올해에만 15명이나 임용됐다.
이런 흐름을 타고 과거 사법부의 주류를 이뤘던 지방 명문고의 비중도 서서히 줄고 있다. 비평준화 시절 경기고와 함께 가장 많은 판사를 배출했던 광주일고와 경북고는 1999년 이후 신임 판사를 각각 13명, 12명 내는데 그쳤다. 1년에 1명꼴이다.
지방 고교 출신자의 비율도 꾸준히 내리막이다. 1999~2002년 전체 신규 판사의 40%가량이던 6대 광역시 출신자는 2003년 27.7%(48명)로 급감한 이후 2006년 30.3%(57명), 2008년 30.4%(51명), 2009년 26.1%(36명)로 25~30% 수준을 겨우 지키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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