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목표치 미달에도
총리실에 “초과 달성” 보고
내년도 예산 10배나 늘려
총리실에 “초과 달성” 보고
내년도 예산 10배나 늘려
정부가 국외 환자 유치 실적을 부풀려 보고해 내년치 관련 예산을 크게 늘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보건의료단체들은 병원들이 수익을 노리고 국외 환자 유치에 나설 경우 그만큼 서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22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무총리실에서 국외 환자 유치 실적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해보니, 복지부가 2007년 8월 기준 국외 환자 유치 실적을 총리실에 1만5568명으로 보고했는데, 실제 유치한 환자 수는 절반가량인 7901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곽 의원은 2007년 복지부의 국외 환자 유치 목표는 1만3000명으로 실제 유치 인원은 이보다 5000명가량 적지만, 복지부가 허위 숫자를 보고해 총리실에서 ‘목표치 120% 초과 달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목표치 허위 보고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는데, 2008년 8월 기준 실제 유치 인원은 2만7480명이었지만, 총리실에 보고된 인원은 3만8822명으로 1만명 이상 많았다.
곽 의원은 “복지부가 총리실의 정부 업무평가에까지 터무니없는 실적 자료를 제출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런 자료를 토대로 내년도 해외 환자 유치 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10배나 많은 108억원을 책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종합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환자들의 아픔은 뒤로 한 채, 수익을 위해 올해 1월 (병원의 국외 환자 유치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도 이 자료가 활용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환자 유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2007~2008년 자료는 실제 해외 환자 유치 인원과 이들의 병원 방문 횟수를 혼동한 것 같다”며 “올해 6월 해외 환자 유치 통계를 내면서 실제 인원으로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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