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조사관 곧 미국 파견…검찰 내사 착수
조현준 사장 샌프란시스코 고급콘도도 사들여
조현준 사장 샌프란시스코 고급콘도도 사들여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맏아들인 조현준 ㈜효성 사장이 2004년 12월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콘도를 사들인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효성 3세들의 국외 부동산 취득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검찰과 국세청이 사실 확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22일 “국세청이 서울지방국세청 소속 조사관 2명을 곧 미국에 파견한다”며 “효성그룹 3세들의 부동산 취득 과정과 세무적인 문제점이 없는지 등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하명 사건을 조사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나 기업을 담당하는 조사1국 소속의 조사관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현준 사장과 조 회장의 셋째 아들인 조현상 ㈜효성 전무의 미국 부동산 취득 과정의 적법성 여부와 탈세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도 조 회장 아들들의 부동산 구입과 관련해 과거 효성 사건을 수사했던 특수1부가 아닌 다른 부서에 맡겨 사실 관계를 확인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아 범죄 혐의가 있는지, 또 공소시효가 남았는지 등을 검토한 뒤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는 “몇 주 전 국세청 쪽이라며 연락이 온 적이 있다”며 “지난주에 연락을 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그 후 지금껏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한 재외동포도 “지난 토요일(17일)부터 국세청에서 조사관 2명이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효성 3세들의 호화 부동산 취득 의혹은 계속 커지고 있다. 조 사장이 2004년 12월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콘도를 구입한 사실이 이날 추가로 드러났다. 효성의 국외 부동산 구입을 추적해 공개해온 안씨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에 “조 사장이 지난 2004년 12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콘도 2801호를 180만달러에 매입했다”며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조 사장은 콘도를 산 뒤 매매 권한을 모두 효성 미국 현지법인의 유아무개 상무에게 넘겼고, 유 상무는 다시 이를 조 사장이 만든 법인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앞서 공개된 조 사장의 다른 미국 부동산 처리 절차와 똑같은 과정을 밟은 것이다. 안씨는 “조 사장이 당시 미국에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동산은 투자 목적인데, 당시는 투자용 해외부동산 구입이 금지돼 있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2002년 로스앤젤레스의 450만달러짜리 고급 빌라를 사들였고, 2006년에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고급 빌라 2채의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석진환 최우성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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