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가 모교 빛낸 인물?
대구공고 본관에 대형사진·약력
‘반란·부정부패’ 교사·학생들 반발
‘반란·부정부패’ 교사·학생들 반발
‘12·12 군사반란’ 등으로 집권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구공업고등학교(공립)가 본관 1층 로비에 ‘모교를 빛낸 동문’이라는 이름 아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사진)을 내걸어 논란을 낳고 있다.
대구공고는 전 전 대통령이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석하러 지난 25일 학교를 다녀가기 전날인 24일부터 이 사진을 본관 1층 로비에 내걸었다. 로비 오른편 벽에 걸린 전 전 대통령의 사진은 가로 61㎝, 세로 90㎝ 크기로, 바로 옆에 같은 크기의 약력이 함께 걸렸다. 그 옆의 노 전 대통령 사진은 전 전 대통령의 사진 크기 안에 사진과 약력이 함께 실렸다. 전 전 대통령은 이 학교 24회 졸업생이고, 노 전 대통령은 대구공고의 전신인 대구공업중학교를 다니다가 경북고에 입학했다.
이들의 사진 옆과 맞은 편 벽에는 전 체신부 장관 등 이 학교 출신 명사 40여명의 작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이 학교 안에 걸린 것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반발했다. 한 교사는 “이들은 12·12, 5·17군사반란을 주도했으며, 재직 중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한 혐의로 법원에서 장기 징역과 수천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며 “이런 사람들이 학교를 빛낸 인물이라면 학생들에게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냐”라고 학교에 항의했다. 이 학교 3년 최아무개(18)군도 “대통령 재임 때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등 잘못이 많은 인물들인데 모교를 빛낸 동문이라니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용수 대구공고 교장은 “요즘 전문계고 위상이 추락하는데 전문계고 나와서도 대통령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걸었다”고 밝혔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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